많은 사람들이 세벌식에 대해서 모르고 있습니다. 알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된 정보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씁니다.



*** 참고: 이 글에서 <세벌식>이라 함은 "좁은 범위의 세벌식(공병우식 세벌식, 특히 세벌식 최종) 자판"을 의미합니다.[각주:1]




잘못된 정보 1.
세벌식은 자소 수가 많아서 어렵다.

보기에는 (자소 수가 많아) 어려워 보일지는 몰라도, 실제로는 어렵지 않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부분을 끄집어내 보자면,

1. 이미 두벌식에 익숙해져 있어서 헷갈린다.

2. 두벌식은 성분이 두 가지(자음/모음)이고, 세벌식은 성분이 세 가지(첫소리/가운뎃소리/끝소리)이다.

3. 진행 방향이 다르다. 두벌식은 왼손에서 시작하고, 세벌식은 오른손에서 시작한다.[각주:2]

4. 쌍자음(초성), 쌍자음·겹받침(종성), [ㅗㅜ + …]으로 조합하는 중성과 ㅢ는 조합법이 다르다.
(세벌식에서, ㄲ=kk, ㄸ=uu, … / ㄲ=!, ㄳ=V, ㄵ=E, ㅆ=2, … / ㅘ=/f, ㅝ=9t, ㅢ=8, …)[각주:3]

수용 자소가 많아 부담감을 가질 수 있겠지만, 익히고 나면 자주 쓰지 않는 자소[각주:4] 빼고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자소 수가 많아서 어려워하기보다는 위 네 가지 때문에 어려워합니다.




잘못된 정보 2.
쿼티 자판과 드보락 자판,
두벌식 자판과 세벌식 자판의 관계는 같다.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는 같고, 어느 정도는 다릅니다.

같은 점 몇 가지

1. 쿼티 : 드보락 = 두벌식 : 세벌식 = 느리다 : 빠르다

2. 쿼티 : 드보락 = 두벌식 : 세벌식 = 다수 : 소수

3. 쿼티 : 드보락 = 두벌식 : 세벌식 = 비인체공학적 : 인체공학적

다른 점 몇 가지 (쿼티는 영어고 두벌식은 한글이다 이런거 빼고)

1. 쿼티가 드보락보다 먼저 나왔지만 / 두벌식은 세벌식보다 늦게 나왔다.

2. 쿼티 자판은, 빨리 칠 때 활자가 잘 엉키지 않도록 만든 자판이지만 / 두벌식은, 이전의 네벌식 자판[각주:5]에서 구성 성분 수만 줄여(4→2) 만든 자판이다.

3. 쿼티와 드보락 모두 미국의 (복수) 표준이지만, 두벌식 자판은 우리나라의 단수 표준 자판이다. (세벌식은 아직까지도 표준으로 지정되지 않았다.) → 세벌식이 못나서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무관심 등이 그 이유다. 

다른 점이 적어도 하나 이상 있으니, 쿼티:드보락=두벌식:세벌식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잘못된 정보 3.
두벌식이 세벌식보다 나아서 표준이 되었다.
(심각하게 잘못된 정보)

주관적이긴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두벌식이 세벌식보다 나은 점은,
1. 쿼티 자판에 있는 기호들을 그대로 수용하여 (귀차니스트들의) 한/영 전환의 귀찮음을 해소해 준다.
2. 자소 수가 적다. (하지만 자판 배열 자체는 좋지 않다.)
정도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벌식이 두벌식보다 나은 점은,
1. 보통, 두벌식에 비해 타자 속도가 빠르다. → 시간 절약
2. 인체공학적이다. 누가 자소 수가 많아 손이 여기저기 움직여서 비인체공학적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두벌식보다 인체공학적이다. (그 이유는, 자주 쓰는 자소들을 검지와 기본자리 위주로 배치한 데 있다. 두벌식 자판에서는 자주 쓰는 ㅇ과 ㅏ마저 중지 자리에 있다.)
등입니다.

여러가지 있는데, 많이 생략했습니다.




잘못된 정보 4.
세벌식을 배우기만 하면 타자 속도가 빨라진다.

보통 타자 속도가 빨라지지만, 세벌식을 배운다고 무조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반년 동안은 당연히 느릴(분당 400타 아래)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시작하면 분당 100타도 안 나오다가 점점 빨라져서 서서히 예전 두벌식 속도를 따라잡게 됩니다. 저는 이전에 잘 써오던 두벌식을 잊어버리는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오래 걸렸는지도 모릅니다. (두벌식을 10년 정도 써왔었기 때문에 완전히 잊어버리지는 않았고, 지금 다시 쳐 보면 분당 150~200타 정도로 나옵니다.)

덧(2011-07-14): 익숙해지면 빨라진다고들 하는데, 익숙해져도 빨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독수리타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던가, 자판을 보고 치는 버릇을 고치지 못했다던가 하는 것이 그런 경우에 속합니다.




세벌식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 수가 적기 때문에(전국에서 3%도 안될 것으로 예상) 이 글을 씁니다.



※ [자판 바로 알기]
[자판 바로 알기 1] 세벌식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정보 (현재 글)
[자판 바로 알기 2] 키보드 자판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정보 (스크롤 상당히 깁니다. 정리된 글을 읽는 것이 좋겠습니다.)
[자판 바로 알기 2 -정리] 키보드 자판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정보

 

  1. 두벌식 자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세벌식 자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보통 두벌식 자판이라고 하면 컴퓨터에서 쓰는, 표준 두벌식 자판을 말합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자음과 모음만으로한글을 입력하게 되어 있는(, 초·종성 구분 없는) 자판(삼성천지인, LG나랏글 등)을 말합니다.또, 세벌식 자판이라고 하면 공병우식 세벌식 자판(세벌식 최종, 390 등)을 말합니다.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초성, 중성, 종성으로 한글을 입력하게 되어 있는 자판(안마태 자판, 세나[세벌식나라: 아이팟터치, 아이폰 등에서 사용 가능] 등)을 의미합니다. [본문으로]
  2. 좀 더 깊이 설명하면,두벌식은 글자가 왼손에서 시작해서 왼손에서 끝날지 오른손에서 끝날지 모릅니다.하지만, 세벌식은 항상 오른손에서 시작하고, 대부분 왼손에서 끝납니다. 오른손에서 끝나는 경우는, (초성)+ㅢ·ㅖ+(종성없음)의 글자꼴을 하고 있는 경우로, 빈도수를 고려하지 않았을 때, 0.34%(11172가지 중 38가지)에 불과합니다. [본문으로]
  3. 세벌식에서, 쌍자음(초성)은 Shift+초성 대신에, 같은 초성의 연타로 입력하게 되어 있죠.또, 쌍자음·겹받침(종성)은 Shift+한 타로 입력하게 되어 있습니다.이렇게 하는 목적은 최대한 타자의 흐름(우→좌)을 끊지 않기 위함입니다. (초성에서 Shift를 쓰게 되면 왼손으로 Shift를 누르게 되고, 중성에서 ㅗㅜ+…의 조합을 왼손에서 하게 되면 연타가 발생하게 되고, 종성에서 겹받침 xy를 x+y로 입력하게 되면(ㄵ←s#) 흐름이 끊깁니다.) [본문으로]
  4. 자주 쓰지 않는 자소는 주로 Shift+중성($%ERTDFGCV) 자리에 있습니다. (ㅒ, ㄳ, ㄽ, ㄾ, ㄿ, ㅋ)이는 빈도수가 더 높은 자소를 칠 때, 같은 손가락 연타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본문으로]
  5. 네벌식 자판: 두벌식 이전에 있었던, 초성, 종성 없는 글자에 쓰는 중성, 종성 있는 글자에 쓰는 중성, 종성의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는 자판 [본문으로]
Posted by leeye51456